알츠하이머 및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연구 동향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전 세계가 직면한 중대한 의료 문제입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 판단력 장애, 성격 변화 등을 유발하며,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에 큰 부담을 안깁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거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국내 제약사들도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1. 퇴행성 뇌질환의 이해와 시장 규모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의 퇴행성 뇌질환으로,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질환입니다. 파킨슨병 역시 도파민 분비 저하로 운동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 질환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2023년 약 67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약 1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령 인구 증가와 조기 진단 기술의 발전이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으며,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2. 해외 제약사의 연구 동향
글로벌 제약사들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수십 년간 투자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뿐만 아니라 염증 억제, 신경 보호, 유전자 조절 등 다양한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 바이오젠(Biogen): 2021년 FDA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은 '아두헬름(Aduhelm)'은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항체 치료제입니다. 이후 2023년에는 '레켐비(Leqembi)'가 FDA 승인을 받으며, 알츠하이머 치료제 분야의 가능성을 다시금 보여주었습니다.
- 엘리 릴리(Eli Lilly): '도나네맙(Donanemab)'이라는 또 다른 아밀로이드 베타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 FDA 승인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 로슈(Roche):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 개발에도 적극적이며, 다양한 병용 치료 전략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3. 국내 제약사의 연구 동향
우리나라 제약사들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한미약품을 비롯해 종근당, 대웅제약 등 다수의 회사가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알츠하이머 등 신경계 질환에 대한 다중 타깃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미약품은 지속형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약물의 반감기를 늘리고, 뇌혈관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후보물질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는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종근당: 종근당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CKD-504'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입니다. CKD-504는 히스톤 디아세틸라제(HDAC) 억제제를 기반으로 신경 염증을 억제하고, 신경 보호 효과를 통해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는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 대웅제약: 대웅제약은 기존 항염증제 성분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조기 진단 기술 개발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4. 새로운 치료 접근법
기존의 아밀로이드 베타, 타우 단백질을 겨냥한 치료제 외에도 다양한 기전의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면역조절 치료제: 뇌 속 미세아교세포의 과잉 활성화로 인한 염증 반응을 조절해 신경세포 손상을 막는 접근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뇌 건강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장내 미생물 조절을 통한 치매 예방 및 치료 연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 유전자 치료: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해 베타 아밀로이드 생산을 줄이거나, 신경 보호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치료도 개발 단계에 있습니다.
5. 국내외 사례 비교
아밀로이드 타깃 | 바이오젠 '아두헬름', 엘리 릴리 '도나네맙' | 없음 (진입 검토 단계) |
타우 단백질 | 로슈 개발 중 | 비임상 단계 일부 진행 |
염증 조절 | 다국적 제약사 공동 연구 활발 | 종근당 'CKD-504' 임상 진행 |
플랫폼 기술 | 지속형 약물 전달, 혈관 장벽 투과 기술 개발 | 한미약품의 지속형 플랫폼 적용 |
마이크로바이옴 | 미국, 유럽 연구 활발 | 일부 벤처기업 연구 단계 |
이처럼 국내 제약사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치료 기전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미약품 등 주요 기업들은 자체 기술력을 활용해 차별화된 치료제를 개발 중입니다.
6. 향후 전망과 과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은 난이도가 매우 높지만, 글로벌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에 투자 가치가 높습니다. 특히,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에서 기술 수출을 통해 연구 자금을 확보하거나,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개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해야 합니다.
앞으로 필요한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 강화
- 글로벌 임상시험 수행 역량 확대
- 조기 진단 기술과 치료제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 개발
- 한국형 신약 개발을 위한 산학연병 협력 확대
7. 알츠하이머 및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사용되는 주요 세부 기술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은 단순히 특정 단백질을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수준을 넘어, 뇌 안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신경과정과 염증 반응, 노화 현상을 종합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매우 정교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제약사들은 다음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① 혈액뇌관문(BBB) 투과 기술
알츠하이머 치료에서 가장 큰 난제 중 하나가 바로 혈액뇌관문(Blood-Brain Barrier, BBB) 입니다. 우리 몸은 외부 유해 물질이 뇌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강력한 방어벽 역할을 하는 BBB를 가지고 있는데, 이 장벽이 너무 강력해 약물의 뇌 전달 자체가 어렵습니다.
- 한미약품은 지속형 플랫폼인 ‘랩스커버리(LAPSCOVERY)’ 기술에 BBB 투과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진행 중입니다. 이를 통해 뇌까지 안정적으로 약물을 전달하고, 약효를 오랜 기간 유지하는 치료제를 개발 중입니다.
- 해외에서는 Janssen(얀센), Roche(로슈) 등이 나노 입자 기반 전달 시스템, 리포좀(Liposome), 고밀도 지질 나노입자(HDDNP) 등을 활용해 BBB를 통과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②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PROTAC)
PROTAC(Proteolysis Targeting Chimera)은 최근 신약 개발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술로, 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해 제거하는 혁신적 방법입니다. 기존 약물은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데 그쳤다면, PROTAC 기술은 아예 해당 단백질 자체를 없애버립니다.
- 국내 기업 중 큐라클, 제넥신, 한미약품 등이 PROTAC 기술을 신경계 질환에 적용할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해외에서는 Arvinas와 Nurix가 알츠하이머 관련 단백질 분해 치료제를 개발 중입니다.
③ 엑소좀(Exosome) 기반 약물 전달
엑소좀은 세포 간 신호전달을 돕는 아주 작은 소포체로, BBB를 자연스럽게 통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최근 엑소좀을 활용해 신경세포 보호, 염증 억제, 단백질 축적 방지를 목표로 한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 국내 기업 엔케이맥스, 아미코젠 등이 엑소좀 기술을 도입해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Codiak Biosciences(미국)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도 알츠하이머 대상 엑소좀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④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 기술
장내 미생물 환경이 뇌 건강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절해 알츠하이머 증상을 완화하려는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 **한국에서는 천랩(現 CJ바이오사이언스)**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장내 미생물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 미국의 Axial Biotherapeutics는 장내 독성 물질 생성을 억제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임상시험 중입니다.
⑤ RNA 기반 치료 기술
유전자 수준에서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하는 siRNA, ASO(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술도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 SK바이오팜은 CNS(중추신경계) 질환을 대상으로 RNA 기반 혁신 치료제 개발을 준비 중이며, 해외에서는 Ionis Pharmaceuticals와 Biogen이 알츠하이머용 ASO 치료제를 임상시험 중입니다.
⑥ AI 기반 신약 개발 기술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 물질은 임상 성공률이 매우 낮은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신약 후보물질을 빠르게 탐색하는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 국내 기업인 신테카바이오, 아론티어 등이 AI 기술로 알츠하이머 치료 물질 발굴을 진행 중이며, 해외에서는 Exscientia(영국), Atomwise(미국) 등이 알츠하이머 타겟 물질 개발에 AI를 접목하고 있습니다.
8. 국내외 기술 경쟁력 비교
기술 영역국내 기업해외 기업
BBB 투과 | 한미약품, 종근당 | Roche, Janssen |
PROTAC | 한미약품, 큐라클 | Arvinas, Nurix |
엑소좀 | 엔케이맥스, 아미코젠 | Codiak Biosciences |
마이크로바이옴 | CJ바이오사이언스 | Axial Biotherapeutics |
RNA 치료제 | SK바이오팜 | Ionis, Biogen |
AI 신약 개발 | 신테카바이오, 아론티어 | Exscientia, Atomwi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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