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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

AI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예측 및 검증 사례 분석

1. 서론: AI가 바꾸는 신약개발의 판도

신약 개발은 일반적으로 평균 10년 이상의 기간과 수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고위험, 고비용 산업입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 후보물질(Drug Candidate)을 발굴하고 검증하는 과정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성공률이 낮아, 글로벌 제약사들은 다양한 혁신 기술을 도입하며 효율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각광받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AI)입니다.

AI는 방대한 생물학적, 화학적 데이터를 분석하고 신약 후보물질을 예측하는 데 뛰어난 효율성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로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 도출과 초기 임상 진입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본 글에서는 AI가 신약 후보물질 예측과 검증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 글로벌 및 국내 사례는 어떠한지,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되는지를 체계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2. AI 기반 신약 후보물질 예측 기술 개요

2-1. 기술 원리

AI 기반 신약 개발은 기본적으로 데이터 기반 접근법에 근거합니다. 화합물 구조, 단백질 상호작용, 유전체 정보, 약물-표적 상호작용(Drug-Target Interaction), 부작용 데이터 등 방대한 정보를 학습한 AI 모델은 다음과 같은 주요 기능을 수행합니다:

기능                                             설명
약물-표적 상호작용 예측 특정 화합물이 어떤 단백질이나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지 예측
약물 유사성 탐색 기존 약물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신규 후보 탐색
부작용 및 독성 예측 후보물질의 부작용 가능성과 독성 위험 사전 예측
약물 리포지셔닝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 발굴
QSAR 모델링 화학 구조와 생물학적 활성의 상관관계를 파악하여 활성 높은 화합물 예측

2-2. 주요 AI 알고리즘

  • 딥러닝(Deep Learning): 분자 구조 이미지, 단백질 서열 등을 분석할 때 유용.
  •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 새로운 분자 생성(GAN) 등에 활용.
  • 전이학습(Transfer Learning): 제한된 생물학 데이터에서 효율적 학습 가능.
  • 그래프 신경망(Graph Neural Network, GNN): 분자의 구조를 그래프로 표현하고 예측에 활용.

3. 글로벌 주요 사례 분석

3-1.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

AI 신약 개발 전문 기업인 인실리코 메디슨은 GAN(생성적 적대 신경망)을 활용하여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18개월 내에 임상 1상을 시작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0년 이들이 개발한 섬유화 치료제 INS018_055는 AI가 설계한 최초의 분자로, 실제 사람 대상 임상에 진입했습니다.

3-2. 엑스사이언티아(Exscientia)

영국 기반의 엑스사이언티아는 AI를 기반으로 신약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회사로, 일본의 다케다(Takeda), 사노피(Sanofi) 등과 협업해 여러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신질환 치료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데 12개월 이내의 기간으로 단축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업명                              기술 특징                                                             성과

 

Insilico Medicine GAN 기반 분자 설계 임상 1상 진입 (섬유화 치료제)
Exscientia 딥러닝 + 화합물 라이브러리 최적화 1년 내 후보물질 도출
Atomwise 구조 기반 AI 예측 수백 건의 제휴, 암 치료제 등 탐색 중
AI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예측 및 검증 사례 분석
AI를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예측 및 검증 사례 분석

4. 국내 AI 신약개발 기업의 사례

우리나라에서도 AI 기반 신약개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몇몇 기업은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4-1. 스탠다임(Standigm)

스탠다임은 자체 AI 플랫폼인 Standigm BEST™를 통해 수많은 화합물 중 가장 가능성 높은 후보를 추려냅니다. 독자 개발한 파킨슨병 치료제가 임상 진입을 준비 중이며, 다국적 제약사들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4-2. 신테카바이오

신테카바이오는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약물 반응 예측에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병원 및 제약사들과 협업하여 환자 맞춤형 약물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AI 기반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4-3. 한미약품과 AI 기술 협업

한미약품은 AI 기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벤처들과의 협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실제로 2022년 이후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약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강점인 개량신약 및 혁신신약 R&D 역량에 AI를 더함으로써 글로벌 신약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입니다.


5. 실제 적용된 검증 사례

AI 기술이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 약물 개발 단계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 검증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례 1: COVID-19 대응

AI 기업 BenevolentAI는 COVID-19 발병 초기, AI를 통해 **바리시티닙(baricitinib)**이라는 류머티즘 치료제가 코로나19의 항염 작용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실제 임상 및 치료에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 성공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사례 2: 화합물 최적화

Atomwise는 자체 AI 기술로 암, 신경계 질환 관련 수천 개의 화합물을 예측하고, 실제 **시험관 내 활성(in vitro activity)**이 입증된 분자들을 다수 도출해 다수의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6. AI 기반 후보물질 예측의 장점과 한계

항목                                         장점                                                                                     한계
시간 및 비용 절감 초기 물질 탐색 기간을 수년 → 수개월로 단축 가능 초기 데이터 품질 및 양에 의존
다양한 질환 적용 희귀질환, 복합질환 등 기존 접근 어려운 분야 타깃 가능 임상 예측력의 한계
신약 후보물질 다양성 확대 기존 화합물 라이브러리 외 novel 구조 탐색 가능 규제기관의 승인 기준 미비

7. 향후 전망과 과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은 이제 '실험적 시도'를 넘어서 실제 '산업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 규제 대응: AI가 설계한 분자나 예측한 후보물질에 대해 FDA, EMA 등 주요 규제기관의 평가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 데이터 품질 개선: AI의 성능은 데이터에 따라 달라지므로, 신뢰도 높은 바이오데이터 확보가 필수입니다.
  •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 왜 이 분자가 효과가 있을지, 어떤 기전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한 설명력 확보는 여전히 도전 과제입니다.

8. 결론

AI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검증 과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실제 임상 진입 및 상용화 성과를 통해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제약사들은 이제 AI를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닌 신약개발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협업과 기술 접목이 예상됩니다.

앞으로는 AI 플랫폼을 자체 보유한 바이오텍 기업과 전통 제약사의 파트너십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며, 대한민국 또한 이 흐름에 빠르게 합류하여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