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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산업

의약품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영향

1. 서론: 특허 만료와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

의약품 산업에서 특허(patent)는 신약 개발의 동력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하나의 신약이 개발되기까지는 평균적으로 10~15년의 시간과 수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며, 이러한 R&D 투자를 보호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는 신약에 대해 일정 기간 독점 판매권을 부여합니다. 이는 대개 특허 만료 시점까지 약 20년이며, 실질적인 판매 독점 기간은 평균 8~10년 수준입니다.

하지만 신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상황은 크게 바뀝니다. 수많은 제네릭(Generic drug) 제조사와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제조사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약가 하락, 매출 감소, 경쟁 격화가 일어나고, 제약 산업 전체의 구조가 재편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됩니다.

의약품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영향
의약품 특허 만료 이후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영향


2.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이해

2.1. 제네릭(Generic Drug)

제네릭은 특허가 만료된 화학 합성의약품을 복제한 약물로, 동일한 유효성분, 동일한 용량 및 제형, **동등한 생물학적 이용률(bioequivalence)**을 가져야 합니다. 개발 비용이 신약에 비해 현저히 낮고, 허가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받을 수 있어 시장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2.2.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 이후 원개발 의약품(reference product)과 유사한 품질, 안전성, 효능을 가진 복제 의약품입니다. 단, 바이오의약품은 세포나 생물체를 이용한 고분자 단백질 기반이므로, 완벽한 복제가 불가능하고 "동등"이 아닌 "유사성(similarity)"을 기준으로 평가됩니다.

항목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기반 기술 화학 합성 생명공학 기반 단백질
허가 기준 생물학적 동등성 구조, 효능, 면역원성 등 비교 임상 필수
개발 비용 수십~수백억 원 수백~천억 원
주요 예 아스피린, 아토르바스타틴 레미케이드, 허셉틴

 


3. 특허 만료가 시장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

3.1. 오리지널 제약사의 매출 하락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통상 첫 12년 내 매출이 40~70%까지 급감합니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는 제네릭이 약가의 30~8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출시되어,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합니다.

대표 사례:

  •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Lipitor)’
    → 특허 만료 직후 연 매출 120억 달러에서 60% 이상 급감
  •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Herceptin)’
    →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 유럽 매출이 연간 20% 이상 감소

3.2. 보험 및 정부 정책의 변화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출시는 보건 재정 절감의 핵심 수단으로 간주되어, 대부분의 국가는 복제약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칩니다.

  • 미국: 메디케어 및 민간 보험은 동일 성분 내 가장 저렴한 약물 우선 사용
  • 유럽: 바이오시밀러 사용 권장 가이드라인 제정
  • 한국: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생물학적 동등성 인정 약물 중심으로 약가 관리

4. 시장 경쟁과 제약사의 전략 변화

4.1. 특허 방어 전략의 다양화

신약 개발 제약사들은 특허 만료를 지연시키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합니다.

  • Evergreening: 약물의 제형, 용량, 복합제 조합 등을 변경해 새로운 특허 취득
  • 소송 전략: 제네릭 제약사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 제기
  • Authorized Generic: 자사 제네릭을 직접 출시해 시장점유율 유지

4.2.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바이오시밀러 진출

오리지널 제약사도 특허 만료 이후의 수익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직접 진출하거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 암젠(Amgen): 자사 바이오시밀러 브랜드인 ‘Amjevita’ 등으로 다국적 시장 공략
  • 화이자: 바이오시밀러 사업부를 따로 분리해 생산 효율성 극대화
  • 삼성바이오에피스: 허셉틴·레미케이드·엔브렐 바이오시밀러로 글로벌 진출 성공

5. 실제 시장 변화 사례 분석

5.1. 미국 시장

미국은 세계 최대의 제약 시장이며,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모두 활발하게 유통됩니다.

  • 제네릭의 비중: 전체 처방의 약 90%
  • 매출 비중: 전체 의약품 시장의 약 20%
    → 이는 제네릭의 낮은 단가를 반영한 수치

특히 FDA의 ‘Purple Book’ 운영을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비교 임상자료 및 상호 교체 가능성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상호 교체 가능 바이오시밀러의 수가 증가 중입니다.

5.2. 유럽 시장

  • 바이오시밀러 도입율이 가장 높은 지역
  • EMA는 2006년 세계 최초로 바이오시밀러 허가 체계를 구축
  • 국가별로 바이오시밀러 사용률 차이가 존재하나, 전체적으로 빠른 전환이 진행됨

5.3. 한국 시장

  •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구조
    → 약 80% 이상의 처방에서 제네릭 사용
  • 약가 제도 복잡성, 동일 성분 제네릭의 과도한 경쟁으로 약가가 과도하게 하락
  •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이 주도

6.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영향 요약

구분                                   긍정적 영향                                                    부정적 영향
오리지널 제약사 신약 개발 동기 부여, 기술 보호 매출 감소, 특허 방어 비용 증가
소비자(환자) 약가 인하, 치료 접근성 향상 특정 제네릭/시밀러의 품질 우려
보험자 및 정부 의료비 절감 가능성 확대 과도한 경쟁 → 품질 문제 발생 가능
복제약 제조사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 허가 및 생산의 기술적 장벽 존재

7. 결론: 특허 만료 이후의 시장은 위기이자 기회

의약품 특허 만료는 오리지널 제약사에게는 위기로 작용하지만, 복제약 제조사에게는 새로운 기회입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가속화됨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확장성은 향후 제약 산업의 중요한 성장축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제약사들은 단순한 특허 방어를 넘어서, 신약 혁신, CMO/CDMO 전략, 바이오시밀러 자체 개발, 심지어는 디지털 헬스케어와 연계된 복합 전략을 통해 미래를 대비해야 하며, 정부 역시 효율적이면서도 공정한 규제 시스템을 통해 산업 전체의 균형 있는 성장을 이끌 필요가 있습니다.